북 스토리

우리가 사는 방식 : 수전 손택을 회상하며

bookjini 2025. 3. 26. 19:34

『우리가 사는 방식: 수전 손택을 회상하며』 – 개인적인 시각으로 바라본 지성인의 초상

우리는 시대를 초월하는 지식인을 통해 생각하는 법을 배우고, 그들의 삶을 통해 스스로를 되돌아보게 된다. 수전 손택(Susan Sontag)은 그런 존재였다. 그녀는 단순한 문학 비평가나 문화 평론가를 넘어, 행동하는 지식인이었고, 현실을 직시하며 이를 바꾸기 위해 목소리를 냈다.

『우리가 사는 방식: 수전 손택을 회상하며』는 그녀의 사상을 조명하는 동시에, 그녀를 가까이에서 본 사람들의 회상을 통해 그녀가 어떤 방식으로 세상을 이해하고 살아갔는지를 보여준다. 이 책을 읽으며 나는 단순한 독자가 아니라, 손택의 사유를 통해 나 자신과 우리 사회를 돌아보는 기회를 가졌다. 이번 글에서는 기존의 해석을 넘어, 손택의 사상이 나에게 던진 질문들과 이를 바탕으로 한 개인적인 성찰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보고자 한다.

 

우리가 사는 방식 : 수전 손택을 회상하며
우리가 사는 방식 : 수전 손택을 회상하며

1. ‘생각한다’는 것의 의미 – 수전 손택이 내게 가르쳐준 것

나는 어릴 때부터 책을 좋아했고, 철학과 문학을 접하면서 ‘생각하는 즐거움’을 알게 되었다. 하지만 가끔은 깊이 사고하는 것이 과연 현실적으로 어떤 의미가 있는지 회의가 들 때도 있었다. 단순히 사색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실제 행동으로 이어져야 하는 것 아닌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손택에게서 찾을 수 있었다. 그녀는 철학적 사유를 현실과 연결시키는 데 능숙했다. 단순히 개념을 탐구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우리의 삶과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끊임없이 고민했다.

예를 들어, 그녀의 『타인의 고통 Regarding the Pain of Others』에서 손택은 우리가 미디어를 통해 접하는 전쟁과 폭력의 이미지에 대해 논한다. 우리는 이러한 이미지들을 소비하며 타인의 고통을 ‘관망’하는 위치에 머무르게 된다. 이 문제를 생각해 볼 때, 나는 스스로에게 물었다. “나는 미디어 속 현실을 바라보면서도 실제로는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는 것은 아닌가?”

이 질문은 나를 불편하게 만들었다. 나는 뉴스를 보며 분노하고 안타까워하지만, 정작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고민해 본 적이 없었다. 손택의 사유는 단순한 분석이 아니라,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실천적 고민을 던져주었다. 그녀는 생각하는 것이 곧 행동하는 것이라고 믿었고, 이 책을 통해 나는 내 사고방식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었다.


2. 이미지의 홍수 속에서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

손택은 현대 사회에서 이미지가 갖는 힘을 강조했다. 그녀는 『사진에 관하여 On Photography』에서 사진이 현실을 어떻게 왜곡하고, 때로는 우리가 생각하는 방식 자체를 형성한다고 지적했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며,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디지털 시대가 손택이 경고했던 ‘이미지의 홍수’ 속에 있다는 것을 실감했다. SNS에는 매일 엄청난 양의 사진과 영상이 쏟아지고, 우리는 그것을 소비하며 세상을 이해한다. 하지만 정작 그 이미지들이 얼마나 가공된 것인지, 그리고 그것이 우리 사고방식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는 깊이 고민하지 않는다.

나는 어느 날 문득 SNS 피드를 스크롤하며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정말로 내가 보고 있는 것을 이해하고 있는 걸까?” 뉴스 속 폭력적인 이미지에 충격을 받으면서도, 몇 초 뒤에는 예쁜 풍경 사진이나 음식 사진을 보며 아무렇지도 않게 스크롤을 내린다. 고통과 아름다움이 뒤섞인 이 피드 속에서 우리는 감정의 피상화를 경험한다.

손택은 우리가 이미지에 무감각해지는 것을 경계했다. 그녀의 사상을 통해 나는 ‘이미지를 단순히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고민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 책을 읽고 난 후, 나는 뉴스를 접할 때 단순한 관망자가 아니라, 비판적으로 바라보고 행동하는 연습을 하기 시작했다.


3. 행동하는 지성 – 나는 실천할 수 있는가?

손택은 책상에 앉아 글을 쓰는 데 그치지 않았다. 그녀는 행동하는 지식인이었다. 베트남 전쟁을 반대했고, 보스니아 내전 당시에는 현장에 직접 가서 전쟁의 참상을 기록했다. 그녀의 삶을 보며 나는 다시 한번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다.

나는 책을 읽고, 깊이 고민하는 것을 좋아하지만, 그것이 실제 행동으로 이어진 적은 많지 않았다. 손택이 강조한 것은 ‘지식인의 책임’이었다. 단순한 이론적 논의가 아니라, 그것을 현실 속에서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환경 문제에 대해 깊이 고민한다고 하면서도 나는 플라스틱 컵을 쉽게 사용하고, 대중교통 대신 편리함을 이유로 차를 탈 때가 많았다. 나는 ‘생각은 하지만 실천하지 않는 사람’이 되어 있었다.

이 책을 읽으며 나는 작은 변화라도 시작해야겠다고 다짐했다. 손택처럼 전쟁터에 가거나 사회 운동을 주도할 수는 없더라도, 내가 할 수 있는 작은 실천을 고민하게 되었다. 예를 들어, 뉴스를 읽을 때 단순히 정보를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내 삶과 연결되는 지점을 찾으려고 노력했다. 환경 문제라면 내가 실천할 수 있는 것들을 찾아보았고, 사회적 이슈에 대해서는 단순히 공감하는 것을 넘어 실제 행동으로 옮길 방법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손택의 삶을 보며, 지식인은 단순히 생각하는 사람이 아니라 행동하는 사람이어야 한다는 사실을 다시금 깨달았다.


4. 결론 – 우리는 어떤 방식으로 살아야 하는가?

『우리가 사는 방식: 수전 손택을 회상하며』는 단순한 전기가 아니다. 이 책은 손택이 세상을 바라본 방식을 통해, 우리 자신에게 중요한 질문을 던진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며 ‘나는 어떤 방식으로 살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졌다. 단순한 지적 탐구를 넘어서, 손택처럼 실천하는 삶을 살고 있는가?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이 피상적이지 않은가?

이 책은 손택을 회상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에게 손택의 사고방식을 적용해 보도록 요구한다. 손택이 강조한 것은 단순한 지적 호기심이 아니라, 그것을 현실에서 실천하는 태도였다.

우리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살아가고, 수많은 이미지와 메시지들에 둘러싸여 있다. 하지만 그 속에서 우리가 정말로 ‘생각하는 존재’인지, 아니면 단순한 소비자인지를 끊임없이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이 책을 덮으며 나는 다짐했다. 단순히 생각하는 데 머무르지 않고, 작은 것이라도 실천하는 삶을 살겠다고. 그리고 그것이야말로 손택이 우리에게 남긴 가장 큰 유산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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